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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trl+c, v의 영화 논평에 화가 났다

미디액트에서 , , , 해.설. 강의를 했다. 종강일에 수강하시는 분들께 이렇게 말했다. 잘난 척하려는 건 아닌데, 여기서 들은 것들 다른 데서 못 접하실 거다, 강의 자료들은 소논문 개요라고 해도 무방한 것들이다. 강의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이렇게 말한 걸 후회했다. 요즘 말실수가 잦은 것 같아 앞으로 주의를 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강의 준비를 하는 동안 울화가 치밀어서 그랬던 것 같다. 노트 작성하느라 10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영화관에서 를 관람할 수 있는 기회를 날려서 그렇기도 했지만, 을 찬미하던 ‘네임드’들께서 유의미한 논평을 도대체 남겨 놓지 않았다는 데에 가장 화가 났다. 언제나! 늘! 항상! 매번! 또! 이번에도 다를 바 없이! 겪는 일이지만, 어쩐지 새삼스러운 울화가 치밀..

단상들 2026.06.13

시나리오를 이루고 있는 것들 1강

1. 영화예술의 체계: 영화는 정말 이미지의 예술일까? ❦ 영화예술 학습❧ 영화예술의 Core Knowledge— Core Knowledge어떤 분야의 토대를 이루는 지식 체계. 그 분야의 일이나 활동을 하려면 반드시 알아야 하는—모르면 익혀야 하는—것(always should know or need to learn). ▪︎학습Basic IdeasBasic Terms ex. Myers-Briggs Type Indicator, 역사론 “총체적 역사 과정에 이러저러한 의미가 있다는 철학적-신학적 사변들로부터 현대 역사학은 적잖은 어려움을 겪고 상당한 대가를 치르면서 어느 정도 해방되어왔다. 그렇다면 현대 역사학은 엄밀한 의미에서의 과학과는 어떤 관계일까? 이렇게 묻는다는 것은 고색창연한 사안을 끄집어내겠다..

개념들 2026.03.26

관성화된 영화 접근 방식에 어떻게 제동을 걸 수 있을까

강의하다가 종종 말씀드리는데, 제가 미디액트에서 하는 강의 중에 가장 중요한 강의가 ‘시나리오의 기술들’이에요. 많은 분들이 촬영이나 편집은 배워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플롯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요. 그런데 제가 단적으로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영화 만드려고 하시는 분들, 시나리오 쓰고 싶어하는 분들 … 대부분이 영화의 드라마 플롯이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지 잘 몰라요. 여기 ‘시나리오의 기술들’ 수강하신 분들이 계신데, 이 분들은 이제 이 말이 무슨 말인지 아세요. 시나리오 쓰는 사람이 가장 공들여야 하는 것 중에 하나가 anticipation입니다. anticipation 같은 개념을 모르고 시나리오를 쓸 수가 없어요. 그런데 anticipation이 중요하다는 얘기를 대체로 처음 들으실..

단상들 2025.12.28

그럴싸해 보이는 정치적 구호들

‘인문학의 위기’라는 말이 저는 참 못마땅했어요. 요즘은 이런 말 잘 안 하지요? ‘인문학의 위기’라는 말을, 제 기억으로는, 인문학의 상품 가치가 한창일 때 많이들 했던 것 같아요. 고결하신 분들이 인문학이 더럽혀진다는 식으로 인문학의 위기를 이야기하기도 했던 것 같은데, 여기서 한 발짝만 더 들어가서 생각해 보면 ‘인문학의 위기’라는 말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런 분들이 정작 인문학의 발전을 위해 무슨 일을 하셨을까 의문스러웠어요. 영화 쪽에는 ’영화의 죽음’이라는 말이 있어요. 저는 이 말도 좀 못마땅해요. 미국 대통령이 내세우는 M.A.G.A.라는 구호 있잖아요? 제게는 ‘영화의 죽음’이란 말이 그것과 비슷하게 다가와요. 이 분야에 식견이 있는..

단상들 2025.12.06

크라카우어를 읽는 시각, <미세리코르디아>를 읽는 시각

2025년 한국 관객의 눈으로 고전을 보면 안 됩니다. 누군가 고전을 보고 감동했다고 말하면 그 발언을 경계할 필요가 있어요. 왜냐하면 고전은 그 고전이 성립하는 맥락을 고려해서 읽어야 하는 작품이거든요. 제가 올해 야금야금 크라카우어의 『영화의 이론』(문학과지성사, 2024)을 읽었습니다. 주지하다시피 영화 관련 저작들 중 고전으로 꼽히는 텍스트죠. 책 뒷면에 “만일 영화 이론의 고전주의 시대가 있다면 크라카우어의 이 책은 그 마지막 위대한 자리를 차지할 것이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추천사가 있어요. 이 평론가가 상정한 “영화 이론의 고전주의 시대”는, 굳이 연대를 잡자면, 1920년대 전후입니다. 반면 원서가 출간된 해가 1960년대입니다. 와닿기 쉽게 말하자면 “영화 이론의 고전주의 시대”는 ..

단상들 2025.11.10

<해피 아워> 설정부에서 classical cinema에서 modern cinema로의 이행

중심(重心) 워크숍 시퀀스부터 갑자기 영화가 돌변한다. 아워> 이전부터 하마구치 류스케가 구사하던 John Cassavetes식의 modern cinema가 펼쳐진다. 현상의 표층적 포착, 즉 즉물성에 주목하는 것이다. 흥미로운 지점은 직전까지의 classical cinema와 급격한 대비가 생길 법도 한데 classical cinema에서 modern cinema로의 이행이 물흐르듯이, 이질감 없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어떻게 이러한 매끄러운 이행이 가능했을까? 중심 워크숍 시퀀스는 비내러티브적 순간이 결여할 수밖에 없는 중층성을 어떻게 확보했을까? ✔︎비기너를 위한 시네 클래스 - 독해 편 강의 소개는 입문자의 영화적 역량을 가다듬고 강화하려는 목적에서 마련된 시리즈 강의입니다. 이번 독해..

단상들 2025.07.08

영화 평론의 위상

영화 평론이 대단히 고상한 일인 것처럼 허세를 떠는 사람들이 더러 있지요. 실제로는 그들의 일이 그렇게 대단치 않은 것이니 오히려 낮잡아 보셔도 됩니다. 냉정하게 말해서 영화 평론은 지성 세계에서 위상이 아주 낮은 일이기 때문입니다. 영화 평론은 해석학에 뿌리를 둔 활동입니다. 해석학은 성서해석학에서 비롯된 학문이며, 성서해석학은 성서에 대한 인문적 접근으로 촉발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성서를 인문학 텍스트처럼 따져 묻기 시작하면서 성서 읽기가 종교적 차원에서 학문적 차원으로 이행하는 가운데 성서해석학이 학문 분과로서 자리잡게 된 것입니다. 이 대목에서 우리는 성서가 감히 학문적으로 접근할 수 없던 텍스트였다는 점을 의식할 수 있습니다. 지성 세계에서는 이처럼 텍스트 간의 위계가 있습니다. 이를테면..

단상들 2025.06.21

영화평 쓰기는 비전문적[혹은 탈전문적] 행위일까

‘순교자’는 법정에서 증언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희랍어 martys에서 유래한 말이라고 한다. 박해 끝에 죽어가면서도 신앙을 굽히지 않는 사람들을 그리스도를 증언하는 사람으로 부르기 시작했다고. 그리고 성화 중에는 이러한 순교자를 그린 그림들이 있다. 안드레아 만테냐(Andrea Mantegna)의 도 그 중 하나다. 세바스티아노는 로마 근위대 소속 장교였으며 일설에는 고위 장교를 맡기도 했다고. 세바스티아노가 언제 어떻게 기독교를 받아들이게 되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지만 그의 신앙이 발각된 건 군대에서 꽤 높은 직급에 있을 때였다고 한다. 당시 황제였던 디오클레티아노(Diocleziano)는 세바스티아노에게 기독교 신앙을 버릴 것을 명령한다. 세바스티아노는 응하지 않고 황제는 화살 처형을 내린다. 만테냐의..

단상들 2025.06.14

2010년대 한국 독립 다큐멘터리

기억에 남는 2010년대의 한국 독립 다큐멘터리 작품들을 떠올려 보면 다음과 같다. 당장 떠오르는 작품들이라 빠뜨린 작품이 분명히 두어 편 더 있을 것이다. 내가 워낙 챙겨 보지 않는 탓에 모수가 적긴 하겠지만 고 이강현 감독을 포함해 모두 신진 감독들의 작품들이다. 헤아려 봐야 할 일이 있어서 기억에 남는 2010년대의 작품들을 추려보니 그랬다. 이 중 나 2010년대의 작품이 아니라 넣지 못한 태준식 감독의 은 뭐라 설명하기 어려운 한국 독립 다큐멘터리의 특성이 묻어 있으면서도 그간의 한국 독립 다큐멘터리들과는 다른 면모를 보이기도 한다. 어떻게든 말을 해보자면 활동가로서 예술적 도전을 하는 가운데 일어난 결과 쯤 되지 않을까. 황지은 감독의 는 초보자의 허둥거림과 작가적 절제가 혼재되어 있는 ..

단상들 2025.05.18

Chat GPT가 작성한 <천국이 허락한 모든 것> 해설 노트

Chat GPT가 작성한 더글러스 서크의 All That Heaven Allows)> 해설 노트. 여러 차례 가족 멜로드라마에 관한 이론적 검토를 거치고, 스크립트 원본과 시퀀스 서머리, 토마스 샤츠의 해설 등등을 학습시킨 후 심층 리서치를 거쳐서 산출한 결과. 여전히 군데군데 오류도 있고, 당연히 흥미로운 통찰도 없지만 영화 관련해서 지금까지 요청해서 받아낸 것들 중 최상의 결과값이다. 얼마 후 이런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AI가 전문적인 영화 해설에 있어서도 인간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인가? 인간이 이미지를 인지하고 이해하는 방식을 고려해서 장면 설계를 분석하고 해석할 수 있을 것인가? 어느 정도는 가능하다는 생각. 이를테면 고전 텍스트들은 축적된 유의미한 지식 데이터들이 있으니까 그러한 작업이 가능..

단상들 2025.04.30